안녕하세요 인권센터 서포터즈 소중한대 2기 건축공학과 김하린입니다.
11월에는 특별한 행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매 달마다 진행해오던 인권배움터(소규모 인권 스터디)를 확장시켜 한양대학교 반성차별 반성폭력 모임 ‘월담’ 에리카 지부와 함께 영화 상영회를 개최한 것입니다. 상영 영화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라는 단편영화로 영화가 끝난 후에는 감독님과 이야기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장서진 감독님은 자신이 직접 겪은 일련의 사건들로 군기문화, 타인의 고통, 여성혐오에 관한 이야기를 영화로 풀어냈습니다. 특히 타인의 고통과 관련하여 내가 누리고 있는지 모르는 권력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은지 재고해야한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제 일이 아니면 그만큼 무지하기 때문에 듣는 입장이 되는 것이 정말 사소하지만 큰 힘이 된다는 것도 새로 깨달았습니다. 사람은 언제든지 어느 부분에서라도 ‘약자성’을 지닐 수 있고 그래서 더욱 서로의 얘기를 듣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얘기와 동시에 사회의 잘못된 구조만 보이고 그것을 야기한 사람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 한 사건의 피해자는 모든 부분에서 잘못이 없는 순수 결백한 사람이여야한 다는 편견이 있어 약자가 지켜지지 힘든 사회의 모습도 알 수 있었습니다.
한 학우분이 이러한 사회의 모습은 문화적인 측면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개인가정에서부터 만들어진 건지 질문을 했습니다. 개개인이 모여서 집단, 정치, 사회를 형성하므로 개인가정이 모여서 그러한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는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으로 첫걸음을 뗄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알고만 있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무력감이 해소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전까지의 인권배움터는 5명 남짓의 작은 규모였고, 인권센터에서 주최한 홍성수 교수님의 강연회는 여성학우가 대다수였습니다. 이 행사가 더욱이 특별했던 이유는 자발적인 참여로 남녀성비가 비등하게 20명 남짓 모였고 사람이 많은 자리에서도 의견 표출이 자유로웠다는 점입니다.
영화와 연관된 다섯 개의 질문을 토대로 의견을 나누었을 때 인권을 각기 다른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인권이라고 하면 정답처럼 길이 정해져있고 다른 의견을 내었을 때 소수자의 입장을 해치는 것인가 하여 선뜻 다양한 생각을 펼치지 못하고 있었는데 꽤 많은 사람들의 의견들을 듣고 제 입장도 같이 얘기하니 그 자체로 이해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인권을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옳고 그름의 잣대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