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양대학교 인권서포터즈 1기 '소중한대'입니다
소중한대의 네번째 人터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난민 문제와 관련하여 글로벌다문화연구원에 계신 최은영 연구원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인터뷰 전문은 카드뉴스 아래 첨부되어있습니다. 소중한 정보 나눠주신 최은영 연구원님께 감사드리며, 인터뷰 전문 꼭 많이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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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첫 번째로 박사님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한양대학교 글로벌다문화연구원(ERICA 캠퍼스 소재)의 연구위원으로 있는 최은영입니다. 북한 난민의 인권과 사회정의 문제로 미국 시라큐스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중국과 미국, 캐나다에서 난민지원 활동을 했습니다.
Q2.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제주도 예맨 난민사태를 어떻게 보시는지 말씀해주세요.
A. 내전을 피해 말레이시아로 피난했던 예멘인 500여명이 제주도 무사증 입국제도를 이용하여 제주도에 도착 후, 난민 신청을 했습니다. 난민 수용에 따른 경제적 부담과 난민들이 야기 시킬 수 있는 사회적 혼란 및 테러에 대한 위협을 걱정하는 여론이 한국 사회를 들끓게 했습니다. 이번 예멘 난민이 사회적 이슈가 된 것은 이슬람포비아도 작동했다고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 중 한명이구요. 그러나 천명이 넘는 시리아인들이 인도적 체류허가(난민이 아니라)를 받고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나, 제주도에도 인도네시아인을 포함한 무슬림 출신 이주민들이 이미 상당수 거주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예멘 난민신청자들이 특별히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유는 좀 더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3. 이번 일로 난민 및 이슬람, 예멘이라는 나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는 사실은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관심이 극단으로 치달아 예멘 난민에 대해 이유가 부족한 공포가 확산되고, 난민 수용에 대해 찬성과 반대로 한국사회가 분열되는 것은 안타깝게 여깁니다. 이번 기회에, 우리 사회가 난민에 대한 논의를 심도 있고 다층적으로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법적, 제도적 장치가 보완되기를 기대합니다.
Q4. 난민을 혐오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난민을 수용할 여력이 안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주세요.
A. 1951년 난민협약이 체결된지 41년 후인 1992년이 되어서야 한국은 난민협약에 가입하였습니다. 2000년도에 유엔난민기구 집행위원회 회원국으로 선출될 때까지 단 한명도 공식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다가, 2001년도에 단 한명을 공신난민으로 인정했습니다.
베트남 전쟁 이후 1975년부터 우리나라에 보호를 요청하며 입국했던 베트남 인들의 수는 2944명인데 그들 모두는 타국으로 떠나서야 난민으로 보호 받았을 수 있었습니다. 부산 임시보호소에 머물고 있던 마지막 150명이 1993년 미국인 존매너씨의 주선으로 뉴질랜드로 출국했다는 기록을 보면, 우리나라는 난민협약에 가입하고도 난민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나라입니다. 우리나라의 난민 인정률은 4%이며, 이는 OECD 평균 25%에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으로, 현재도 우리나라는 난민을 매우 엄격한 잣대로 평가하여 수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적 위상과 국제사회의 위치를 고려한다면, 우리나라는 수용 여력에 비해 난민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Q5. 에리카 학생들이 타 문화에 대한 포용성과 이주민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A. 저는 학생들이 타문화와 이주민을 나와 관계없는 멀리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보다 연결되어 경험하다보면,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행이나 교환학생 등으로 타 문화권을 직접 경험하거나, 캠퍼스에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지길 권합니다. 저는 유학하는 동안, 제가 차별을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이의 입장이 아니라 제가 차별을 당하는 이의 입장이 되어 본 것이 사고의 큰 전환을 가져왔습니다. 미국의 소도시로 가는 비행기를 탈 때면 어김없이 공항 검색대에서 소지품 전부를 검사 당했던 경험은 결코 유쾌하지 않았으며, 제가 자동차 사고를 냈을 때 ‘외국인은 믿을 수 없으니 너의 미국인 친구를 불러라’라는 상대방 차의 운전자의 말은 저를 당황케 했습니다. 이방인으로서의 경험이 이방인에 대한 이해를 높였습니다.
캠퍼스에서는 한양대 글로벌다문화연구원에서 파키스탄 유학생들과 ‘할랄푸드 페스티벌’을 치뤘던 것이 또한 파키스탄 학생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하였습니다. 차별 없이 대하자라는 구호 아래 의식적으로 이주민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함께하며 그들의 친구가 되었을 때 의식 저편에 있던 편견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에리카캠퍼스의 파키스탄 유학생들은 대부분 파키스탄 정부로부터 국비장학금을 받고 우리나라로 공부하러 온 이들로 에리카에서 석.박사과정 학생들입니다. 학교에는 이들을 위한 할랄키친도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행사를 준비하며 가졌던 이들에 대한 신뢰와 감동은 책이나 다큐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감정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A. 난민문제에 있어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은 국가와 시민단체들이 난민의 인권을 인도적 차원에서 고려하기보다, 많은 경우 극도로 정치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이며, 그래서 지리학에서는 ‘난민의 지정학’이라는 학술용어도 있습니다. 난민 문제가 얼마나 정치적인지를 이해하면, 난민 수용을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것을 단순히 누가 더 인류애가 큰가로 생각할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난민 문제를 좀 더 큰 틀에서 분석적으로 바라보기를 바라면서, 동시에 난민들을 정치적 셈에서 벗어나 탈정치적 해법으로 대할 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예멘 난민 이슈와 완전히 다른 사례 같지만 중국내 탈북자의 경우를 들어보겠습니다.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으로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밀입국하는 북한 사람들이 대규모로 증가하자, 중국은 국가차원에서 미등록 북한인들을 난민이 아니라 경제적 이유로 입국한 불법체류자로 단정하고 단속을 벌여 북으로 강제송환하였습니다. 연변일대에서 대대적인 단속이 가능했던 데에는 탈북자를 같은 동포라며 불쌍히 여기고 돌보아 주던 재중동포들에게 탈북자, 특히 탈북 남성들은 군사훈련을 받은 이들이기에 언제라도 강도로 돌변하여 해를 끼칠지 모른다며, 중국정부가 경찰서를 통해 유인물을 뿌리고 방송에서 지속적으로 탈북자를 위험한 이들로 규정하여 공포를 불러일으킨 것도 큰 기여를 했습니다.
북으로 강제송환 된 탈북자들이 처벌을 받자, 한국의 시민단체들은 탈북자의 인권을 포함한 북한 인권을 국제사회에 이슈화 시켰습니다. 또한,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아야 함을 주장하며 북한과 중국을 동시에 공격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탈북자 문제를 국가 차원의 안보문제로 취급했고, 탈북 난민의 인권을 주장하며 세계 곳곳에서 캠페인을 벌렸던 한국의 시민단체들은 애국심에 고취된 중국인들과 부딪쳤습니다. 한국에서 2008년 중국 올림픽 성황봉송 구간에서 일어났던 유혈사태가 그 예입니다.
중국을 인권 후진국으로 통렬히 비난하며, 탈북자를 난민으로 받아들여 줄 것을 주장했던 목소리가 한국 언론을 매일 같이 장식했던 때를 기억하면, 예멘 난민 신청자들의 인권에 대한 목소리는 한국 내에서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입니다. 그리고 탈북자 인권을 포함한 북한 인권을 강조했던 시민단체들 중 일부는 한국에서 예멘 난민 거부 운동을 주도적으로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주지하면, 한국에서 2000년대에 난민 인권을 강조했던 것은 보편적 인류애로서의 접근 보다 정치의 문제였거나 민족 문제에 제한하여 접근한 수준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 입니다.